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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예술☆/[영화]감상하기

유령작가 < 보고싶어 하는 유령, 보이지 않기를 원하는 인간 >

by 메칸더방구뿡 2010. 9. 5.

유령작가

유명한 정치인 '아담 랭'(이완 맥그리거)의 자서전 책을 쓰던 한 작가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며 영화는 시작된다.
그 죽음으로 이완 맥그리거는 큰 돈과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아담 랭'의 유령작가가 되는 기회를 맞이한다.
그렇게 시작한 '아담 랭'의 대필작가이자 그의 유령인 이완 맥그리거는 이 정치적인 싸움과 전 유령작가의 죽음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며 음모를 알아내기 시작한다.



 영화를 끝까지 봤지만 나는 정치적인 사실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 음모에 대해서는 그리 궁금하지도 알고 싶지도 않았다. 단지 유령작가가 저 꼬이기 시작하는 거미줄안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스펙타클하고 화려한 씬과 엄청난 난타전을 눈으로 볼수 없는 영화이지만 정치와 사회 그리고 그 안에 버티고 있는 거물들의 압박은 유령작가를 보는 우리를 쥐었다 놨다 한다.

 끝나지 않는 정치적인 싸움은 그 누구의 선과악도 존재 하지않는다. 영화에서 보이듯이 '아담 랭'역시 나쁘고 착하다고 단정지을수가 없는 것이다. 단지 언론과 대중의 앞에서 철저한 자신들의 싸움을 하고, 대중은 노출된 싸움에 그저 반론 없이 보고만 있을 뿐이다. 그들은 대중과의 소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와 언론의 일방적인 이야기를 그대로 TV앞에서 하고 대중은 보고만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가 착한지 나쁜지 결정하게 된다. 그러면서 보수파가 생겨나고 시위를 하며 사회와 정치를 넘어서 그들만의 감정싸움으로 커져버린다. 권력안에 소통 없는 정치는 큰 사회든 작은 사회든 어디든 유령처럼 숨어 있는 아주 무서운 고질병인것이다.




이 영화의 나오는 정치인들은 모두 굉장히 사회와 동떨어져 있는 집에서 살고 있다.
굉장히 조용하고 비밀스러우며 괴기하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며 마치 숨어 지내는 것 처럼말이다. 대중 앞에서는 큰 권력이있는 정치인들이지만 무대에서 내려오면 의심하고 경계하며 무서워하는 한 인간일 뿐인것이다.
아담 랭을 적으로 생각하는 다른 정치인은 랭이 반대 세력에게 총살을 당해 죽자 다시 TV앞에 서서 아담랭에 대한 칭찬과 위로의 말을 한다. 그리고 유령작가는 그 연극을 지켜보며 회의감을 느낀다. 마치 그들이 대학교때 함께 했던 연극을 보는 듯한 눈으로 말이다.

조용한 가운데 아담 랭의 밑에서 일한 여자 비서는 10년넘게 그의 밑에서 일을 처리하던 사람이다. 항상 그 조용한 섬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정신없이 살지만 그도 가족이 있는 한 가정의 아내라는 점을 바라보며 그 안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그녀를 어느 순간 동정하게 되고 랭이 죽은 뒤 유령작가에게 기대어 눈물을 보이는 그녀에게서 세월의 허무한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정치적인 이야기 울타리 안에 '아람 랭' 아내의 잠자리도 거부 하지 못하는, 그리고 급한 와중에도 '자신과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하는 랭 아내의 모습을 보며, 결국 이 영화 역시 사람사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궁금증 많은 유령작가는 마지막 모든 것을 알아 버리고 그들에 의해 처량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가 죽은 도로 위에는 많은 이들을 두렵게 했던 진짜 유령의 종이들이 마치 연기처럼 날리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잔잔한 이야기로 슬며시 보이지 않는 유령처럼 압박해오는 영화 '유령작가', 시각적인것을 중요시하는 분들은 다소 지루할 수 있지만 이완 맥그리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그의 차분하고 절제된 연기와 얼굴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듯하다.